스타트업의 성장과 사람의 성장에는 유사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스타트업이 곧 사람들의 이야기이니 당연할 수도 있겠지만요. 

한가지 예시로, 미국의 유명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Y Combinator의 Sam Altman이 한 이야기인데요. 스타트업뿐 아니라 우리 인생의 관계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말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백만 명이 그저 좋아하는 서비스보다는 먼저 100명이 사랑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

(It's better to have 100 users love you than 1 million kinda like you.)

최근 플랫폼과 지속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플랫폼이란(링크) 판매자와 구매자가 가치를 교환하는 환경을 구축하는 사업방식을 뜻합니다. 페이스북, 구글, 쿠팡 등이 대표적인 플랫폼 기업의 예시입니다.

성공한 플랫폼 기업의 공통점을 뽑는다면, 물론 좋은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교환하게 하는 환경 구축이 핵심이지만, 그 안에는 자신의 욕심을 덜고 판매자와 구매자를 잘 연결하는데 집중한다는 점도 있습니다. 자신의 에고(ego)를 덜어낸다고나 할까요. 그래야 더 많은 판매자와 구매자가 몰려오고, 장기적으로 더 큰 이익이 돌아올 수 있으니까요.

최근에는 페이스북, 구글 등 테크 플랫폼 대기업들의 독점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플랫폼 기업에게 에고를 심지어 더 덜어내라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플랫폼 기업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들도 마찬가지인데요. 사회적, 환경적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지속가능성'이 화두가 되고 있는데, 이 지속가능성에는 두 가지, 장기적 사고와 가치를 이해관계자들에게 평등하게 공유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또한 결국, 에고를 덜어내는 것이죠.

기업의 성장에서 에고를 덜어내고 장기적 사고를 하며 가치를 이해관계자들에게 평등하게 공유하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개인의 성장 또한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벌써 꽤 지난 이야기이지만, 10월은 꽤 챌린징한 한 달 이었습니다. 특히, 언어와 학업 그리고 이곳에서의 관계가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저에게 꼭 필요한 훈련의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시간을 지나며 한가지 배운 게 있습니다. 바로, 에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제 안에는 어린아이가 있습니다. 사랑을 잔뜩 받고 싶어 하고, 주지는 않으려 하는 아이. 때로는 두려움에 떨고 있고, 때로는 죄책감에 갇히는 아이. 작년에 인상 깊게 읽은 책 '목적이 이끄는 삶'(Purpose-driven Life, 릭 워렌)에 나오는 인간의 삶의 원동력이 되어 버리곤 하는 다섯 가지, 죄책감, 두려움, 분노와 미움, 물질, 인정과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자꾸만 내 안의 어린아이가 커져 내가 어린아이로 변할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앞으로 나아가기가 참 어렵습니다. 내가 어린아이가 되었다는 죄책감에서 빠져나와, 조금씩 어린아이의 마음을 내려놓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렇게 에고를 덜어내고 장기적 사고를 하며 가치를 주변 사람들에게 나누는 것이죠.

첫 번째 단계는 최초의 기회를 발견하고 첫 번째 제품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하는, 팀이 1명에서 시작해서 10명 정도까지 커가는 단계입니다. 두 번째 단계는 조직의 주요 기능을 세팅하고, 조직의 문화도 자리잡히는, 첫 번째 단계를 안정화하는 느낌의 단계입니다. 구성원은 보통 약 10명~100명 정도입니다. 세 번째 단계는 본격적인 스케일업 단계입니다. 당장의 이익이나 효율보다는 스피드와 시장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좇습니다. 네 번째 단계에는 리더십을 통합하고 운영 효율성을 높이며 더 나중을 준비하는 단계입니다.

제게 흥미로웠던 것은 두 번째 단계와 네 번째 단계였습니다. 첫 번째 단계와 세 번째 단계에는 급변의 성장기를 겪는 것이라면, 두 번째 단계와 네 번째 단계에는 조직을 안정화하고, 운영을 안정화함으로 다음 성장을 준비하는 시기로, 이전에 저는 주로 스타트업(첫 번째 단계)과 스케일업(세 번째 단계)의 과정만 눈에 들어왔다면, 이 안정화 시기의 중요성이 참 와닿았습니다. 

문뜩, 사람의 성장에도 이와 유사한 단계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내 안의 어린아이를 발견하고 정리했던 최근의 시간들이 두 번째 단계에 해당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내 안의 어린아이의 존재를 인식하고, 매일 달리기를 하고, 기도를 하며, 이 어린아이와 조금씩 친해지고 있습니다.

스케일업 단계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이제는 이곳에서 스케일업 할 준비가 조금은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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