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달은 중요한 것에 집중하는 것을 연습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곳에서의 학업을 마치는 내년 여름까지 중요한 것 세 가지를 정하고, 11월에 중요한 것 세 가지도 정한 후에, 매주 그리고 매일 집중할 것을 세 가지 정도로 추려 매일 매일 해내는 연습을 했습니다. (제가 숫자 3을 참 좋아합니다. 하하)

이를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리츄얼(Ritual, 의식)도 조금씩 습관으로 자리 잡게 되었는데요. 일어나자마자 그리고 자기 전에 유튜브를 따라 스트레칭을 하고, 성경을 읽고, 달리기를 하고, 집중할 것을 정하고 하루를 돌아보는 시간을 (거의) 매일 갖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 달 정도를 해보니, 중요한 것을 집중해서 해내는 것에 대한 자신감이 꽤나 생겼고, 무엇보다, 나에게 맞는 리츄얼과 집중할 것 세 가지를 바탕으로 하루를 보내는게 꽤나 만족스러웠습니다.

12월 말부터 1월 초까지, 약 3주간의 방학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이 있었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또 그리 길지도 않은 1년의 유학이기 때문에 한국에 들어가기보단 최대한 여기서 경험을 많이 하는 게 좋을 거란 생각에, 한국에 돌아가는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었습니다. 게다가, 2주 자가격리까지 있으니까요. 대신에 친한 친구와 여행을 떠나는 것을 계획했었습니다. 유럽은 한국과는 다르게 국가 간에도 비교적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해 가까운 다른 나라로 여행을 떠나려 했었습니다.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저 또한 여행 떠나는 것을 많이 좋아하고 늘 바라곤 하였는데요.

얼마 전 달리기를 하다가 문뜩, '여행이 무슨 소용이 있어. 그냥 가족과 여자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게 짱이지...'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지도 않던 한국 행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11월 30일 저녁에 지난 한 달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 뒤, 또 달리기를 하였습니다.

한 달을 돌아본 직후에 달리기를 해서인지, 달리기를 하면서 지난 한 달에 대한 감사와 다음 달에 대한 기대를 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12월에 대해 생각을 하면서 문뜩, '계획이란 게 딱히 필요가 없구나. 그냥 믿음을 가지고 중요한 것들에 집중하면 되는구나.'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사실 그 순간에도 계획을 세워 보려고 12월을 떠올렸던 것 같은데, 곧 계획 세우려는 마음을 멈췄습니다. 

늘 계획을 먼저 세우려는 저에게는 커다란 생각의 변화였습니다. 계획대로 되지 않을 계획을 자꾸 생각하기보단, 믿음을 가지고 그냥 가장 중요한 것들을 찾아 그것들에 집중하면 되는 거구나 싶었습니다.

이번 주와 다음 주가 학기 마무리로 바쁜데, 자각격리를 하면서 학업에 집중하면 되겠다 싶어 지난주 금요일 저녁 비행기를 타고, 토요일 저녁에 대전에 도착했습니다. 1월 초중까지 한국에 있다가 다시 파리로 돌아갈 것 같습니다. 

12월은 소중한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들로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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