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느덧 시간이 흘러, 자가격리도, 학기 마무리도 단 하루만을 남기고 있습니다. 제가 워낙 집돌이 체질이라 자가격리 자체는 별로 힘들지 않았지만, 학교 프로젝트와 공부를 해내는 것이 상당히 챌린징 했습니다. 내일부터는 온전한 휴식이라니... 너무 좋습니다. 😁

소중한 사람들과 행복한 연말 보내시길 바라면서 오늘의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벌써 한 달도 더 지난 11월 초에 있었던 일인데요. 그 당시 두 개의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고, 하루에도 몇 번씩 팀 미팅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팀 미팅을 준비하는 시간들이 저에겐 꽤 자주 긴장과 불안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긴장과 불안은 어디서 왔느냐. 아마도, 프로젝트 자체의 어려운 난이도와 언어 장벽이 꽤나 큰 부분을 차지했겠지만, 이것만으로는 팀 미팅을 앞두고 무거웠던 저의 마음이 잘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팀워크'의 어려움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나의 '우리'로 함께 일한다는 느낌보단, '개인'으로 흩어져 일을 부담하다가 팀 미팅에서 개인이 그간 해온 일로 스스로를 증명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는 필연적으로 서로 공격과 방어가 있게 되고, 그 공격과 방어는 쌓일수록 논의하는 시간 뿐 아니라 그 논의를 준비하는 시간까지도 더 긴장과 불안을 일으킵니다. 이와 정반대로, 하나의 우리가 되어 공동의 방향성을 정하고, 신뢰하는 관계 속에서 실행과 커뮤니케이션이 있다면, 이 긴장과 불안이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오늘 마지막 발표만을 남겨 놓고 있는 Restructuring Mission(위기 상황에 놓인 기업의 전략 수립 프로젝트) 관련 수업에서 실패 경험이 있는 기업가들과 실패담을 나누는 워크샵이 있었습니다. 그중 한 분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데요. 이분은 창업 이후 약 7년 동안 300억 원 정도의 투자를 유치하고, 임직원도 250명이 넘을 정도로 회사를 크게 성장시켰다가 자금난과 투자 유치 실패로 회사를 정리하게 되었고, 그 실패 과정을 공유해주었습니다.

그분의 오프닝이 상당히 인상 깊었습니다. "이 실패 과정을 정말 투명하게 공유하는 것을 망설였지만, 오늘만큼은 정말 오픈 마인드, 오픈 하트로 내가 겪은 어려운 시기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오버뷰와 조언을 줄 수 있도록 해볼게."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기업의 성장 그리고 개인의 성장에는 수많은 실패가 있을 수밖에 없고, 정말 중요한 건 잘 가고 있는 것 같아도 언제든 실패할 수 있다는 겸손한 태도와 실패를 맞닥뜨렸을 때의 태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패를 맞닥뜨렸을 때의 태도, 다른 말로 회복탄력성이라고도 이야기할 수 있겠는데요. 그런데, 이 회복탄력성은 앞서 이야기한 '개인이 아닌 우리가 되는 것'과 큰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아닌 개인이 큰 실패를 혼자 감당하기에는 가혹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회복탄력성이 좋을 수 없고, 반면, 우리가 되어 실패를 맞이한다면 더 빨리 회복할 수 있고, 다음에 맞이할 실패에도 함께 이겨낼 회복탄력성이 자라날 수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성공, 특히 스타트업의 성공에는 수많은 실패가 따르기 때문에 더욱더 '우리'가 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아, 내가 그동안 나의 생존을 위해 누군가와 연결되려고 했었구나. 그 사람에 대한 믿음 때문이 아닌...'

앞으로는 그 사람에 대한 믿음으로 다가가려고 노력해봐야겠습니다. 쉽지만은 않겠지만요. 그리고 이 믿음이 '우리'의 그리고 '팀'의 시작이 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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